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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이지현 9단 기보 분석

by cengceng 2025. 4. 8.

♟️ 이지현 9단 기보 분석 – 조용하지만 날카로운 승부사

2025년 4월 7일, 이지현 9단은 바둑 역사에 남을 만한 한 판을 만들어냈다.
제26기 맥심커피배 결승 3국, 상대는 국내 최강자 신진서 9단.
대부분의 바둑 팬들이 신진서의 우승을 점쳤지만,
이지현 9단은 조용히 그리고 정확하게 승부를 정리했다.
이번 글에서는 결승 3국 기보를 중심으로
이지현 9단의 기풍과 수읽기, 그리고 그가 만들어내는 바둑의 스타일을 살펴보려 한다.


🧠 이지현 9단의 기풍 요약

  • 기본 스타일: 실리형 균형 바둑 + 상황에 따라 전투도 마다하지 않음
  • 강점: 냉정한 형세 판단, 수읽기 안정감, 상대 실수를 유도하는 설계력
  • 약점: 기세 싸움에서 강한 상대에게는 주도권을 뺏기기도 함
  • 특징: 상대가 강할수록 더욱 정교해지는 ‘하향식 수읽기’

🎯 기보 분석 – 제26기 맥심커피배 결승 3국 (vs 신진서 9단)

1. 초반 – 실리와 두터움의 균형 감각

초반 포석에서는 이지현 9단이 좌상귀, 우하귀를 중심으로 두터운 백진영을 형성하며 실리를 다소 양보한 듯 보였다.
하지만 실리보다 중앙 주도권 확보를 택한 선택이 중반 전투에서 빛을 발하게 된다.

❝ 신진서가 흑으로 날카로운 압박을 가했지만,
이지현은 응수에 과욕이 없고 냉정했다. – 해설 중

2. 중반 – 하변 전투, 대마를 잡은 결정적 장면

대국의 분수령은 하변에서 발생한 접전이었다.
신진서가 중앙에서 좌변으로 돌을 연결하려 할 때,
이지현은 철저하게 타이밍을 조절하며 하변 대마를 고립시켰다.

  • 98수~112수: 백의 '지켜보는 수'들이 굉장히 정교했다.
  • 124수 부근: 대마를 포획하며 흑의 전세를 무너뜨림

이 장면에서 드러난 건 단순한 전투가 아니라
전체 판의 흐름을 고려한 장기적인 수읽기 설계였다.

3. 종반 – ‘불계승’으로 마무리된 철벽 바둑

신진서가 역전을 노리고 중앙과 상변에서 전투를 걸었지만,
이지현 9단은 불필요한 싸움을 피하면서도 결정적인 응수타진으로
흑의 모양을 무너뜨렸다.
결국 178수 만에 신진서 9단이 돌을 거두며 불계승으로 끝났다.
속기 바둑이지만,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완성도가 빛난 한 판이었다.


🔍 이지현 9단의 기보에서 배울 점

  1. 형세 판단의 철저함
    • 무리한 공격보다, 한 수 한 수를 통해 전체 구도를 설계하는 능력
    • 초반 실리 손해를 두터움으로 환산하는 실력
  2. 방어적 수의 공격화
    • 스스로는 방어한다고 말하지만, 그 수가 결국 상대의 실수를 유도함
    • 바둑이 ‘균형’의 게임이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줌
  3. 감정 배제를 통한 집중력 유지
    • 빠른 시간 안에 수를 읽어야 하는 속기에서 감정 없는 수가 돋보임
    • 위기에서도 '지켜보는 수'를 둔다는 점에서 노련함이 보임

🎥 함께 보면 좋은 해설 영상

이 영상에서는 바통령(김영삼 9단)이
이지현 9단의 하변 전투 설계와 수읽기 선택을 집중적으로 해설한다.
속기 대국에서의 심리까지 파악할 수 있어 추천!


✅ 마무리 – 이지현 9단, 조용한 반란의 주인공

이지현 9단은 말이 많지 않은 기사다.
인터뷰에서도 자주 등장하지 않고, 대국 후 소감도 간결하다.
하지만 그의 기보를 보면, 침묵 속에 숨겨진 강렬한 수읽기와 기풍이 느껴진다.
2025년 맥심커피배 결승 3국은 단순한 우승 그 이상이었다.
그것은 ‘누구든, 준비된 자는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이자,
조용한 승부사의 설계력이 빛난 한 판이었다.